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을 기억하는 날
5월 가정의 달 두 번째 일요일은 ‘마더스데이’, 즉 엄마의 날이다. 한인들 입장에서는 미국에 이민 오기 전에 ‘어버이의 날’을 기념하다가 미국 생활 2~3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마더스데이를 달력에 마크하게 된다. 일단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고, 업계의 마케팅이 그렇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축하를 하고 받기 전에 유래를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더스데이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마더스데이(Mother’s Day)'의 시작은 고대 그리스 신들의 어머니인 레아에게 바쳐진 ’봄의 축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더스데이는 20세기 초 필라델피아의 애나 자비스라는 여성의 노력으로 국가적 기념일이 됐다고 하는데, 가사 노동과 경제활동도 함께 해야 하는 어머니들을 위한 날이다. 애나는 자신의 어머니가 다니던 교회에서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기리는 날로 삼고 있는 것에 착안해 '마더스데이' 제정을 위해 캠페인을 벌였다고 한다. 이후 1911년부터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5월 둘째 일요일을 마더스 데이로 기념하기 시작했고, 1914년부터 지금의 마더스데이가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날로 자리 잡았다. 연방 하원은 마더스데이를 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는 “마더스 데이를 만들면 아버지의 날, 장모의 날, 장인의 날, 삼촌의 날 등도 만들어야 할 게 아니냐”는 이유로 부결되었다. 자비스는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써 보내는 여론 투쟁을 전개했으며,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결국 상원도 마더스 데이를 통과시키게 된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어머니의 날에 팔리는 꽃다발만 1000만 개, 축하카드가 1억5000만장에 이르렀고, 어머니의 날은 미국 가정의 3분의 1이 그 날 외식을 하는 바람에 1년 중 레스토랑에 가장 손님이 많이 몰리는 날이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작 마더스데이를 만든 자비스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다 외롭고 가난하게 세상을 떠났다. 한국에서는 1955년 8월 30일 국무회의에서 5월 8일이 '어머니날'로 제정되었다. 한국에서는 전쟁으로 고아와 남편 없이 혼자 사는 여성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아이들을 기르고 먹여 살리는 일을 여성들이 도맡아야 했고 한국의 '어머니날'은 그런 어머니의 책임과 사랑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었다. 추후 1973년에 대한민국의 어머니 날은 '어버이날'로 제정되었다. 한국의 경우 매년 5월 8일을 어버이날로 기념하고, 영국은 사순절의 네 번째 일요일을 '어머니의 일요일(Mothering Sunday)'로 지내는 등 나라마다 날짜는 조금씩 다르지만 자녀와 가족들에게 큰 사랑을 주는 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하는 뜻은 같다. 그렇다면 마음의 표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통적으로 마더스데이에 엄마에게 가장 많이 하는 선물은 바로 꽃. 마더스데이의 공식적인 꽃은 하얀색 카네이션이다. 하지만 요즘은 하얀색 꽃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할 때 쓰는 꽃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신 분홍색 카네이션은 변하지 않는 엄마의 사랑과 엄마에 대한 감사를 나타낸다고 하며 빨간 카네이션은 엄마에 대한 존경을 나타낼 때 쓰인다. 마더스 데이는 세금 보고 직후에 이뤄지는 가장 큰 쇼핑 시기로 꼽힌다. 올해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경우 업계는 각종 할인과 혜택을 얹어 매출을 늘리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가정이 100~200달러를 선물에 소비하고 있으며 외식 업계도 반짝 호황을 누리는 시기다. ━ 자녀·손주들의 깜짝 공연도 큰 선물 마데스데이 특별한 가족모임 행복 담긴 사진·동영상 보기 어머니 마다 연령대가 다르고 취향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 한가지로 만들기 어렵다. 선물과 외식을 즐기기도 하고 대가족이 집에 모여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선물을 개봉하면서 박수를 치기도 하고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데 여성 심리와 상담을 전문가들은 어머니에게 자존감과 정신적 위로를 보내는 것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권한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몇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사진이나 동영상 함께 보며 추억 찾기 엄마,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시기 별로 골라서 슬라이드쇼를 만들어보자. 가능하면 사진에 날짜와 장소를 적어서 함께 기억하면 좋다. 어떤 가족들은 사진을 TV로 보며 사진 찍은 시기와 장소를 맞추는 게임을 해서 선물을 주는 시간을 보낸다. 추억이 담겨있다보니 함께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고, 중요한 가정사가 담겨있다면 묵직한 느낌도 줄 수 있다. 어머니들은 갱년기가 지나거나 노년에 접어들면 허전하기도 하고 지난 시간이 후회스러운 느낌도 들기 마련이다. 이런 허전함에 어머니가 일궈온 가족의 모습을 사진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은 적잖은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슬라이드 쇼가 마무리 될 때 감사인사와 사랑을 듬뿍담은 선물을 선사하면 좋은 ▶추억의 외식 장소 찾아가기 크게 번거롭지 않다면 부모님이 데이트를 한 곳이나 결혼식 장소, 자녀들과 첫 외식을 한 식당을 찾아가보는 것도 좋다. 특히 연세가 많아 옛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한 어머니(또는 할머니)에게는 예전 젊은 시간에 머물러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 보면 좋다. 오전 또는 오후 1~2시간 거리의 장소(식당, 몰, 교회, 경기장, 축제장 등)를 방문하고, 사진도 찍고, 잠시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걸으면서 예전에 느꼈던 감정, 감동을 되살린다면 어머니의 기억력 회복은 물론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엔돌핀이 솟는데도 도움이 된다. ▶자녀 또는 손주들이 깜짝 공연 잘자란 자녀들과 손주들을 보는 것은 어머니들의 가장 큰 기쁨이자 자랑이다. 이번 마더스데이에는 간단한 공연을 준비해보면 어떨까. 아이들의 학예회 수준이어도 상관없다. 온 가족이 어머니를 위해 3~4분짜리 노래, 춤, 분장쇼를 할 수 있다면 SNS에서 가장 많은 라이크(like)가 나오지 않을까.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참가하면 좋고 어머니의 추억이 담겨있는 노래이거나 춤이면 좋다. 다만 가족들이 사전에 모여 연습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점은 감안해야겠다. 어머니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도 추억이 될 것이다. 최인성 기자어머니 기억 마더스 데이 엄마 가족 기억력 회복